의료용 압박스타킹은 발목부터 종아리 방향으로 단계적 압박(graduated compression)을 가해 정맥 내 역류를 줄이고 부종을 완화하는 의료기기입니다. 다만 압박스타킹은 정맥 내 역류 자체를 교정하지 않기 때문에, 단독 치료보다는 상태를 정확히 파악한 뒤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압박 강도와 착용 방식을 개인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효과를 좌우하는 핵심입니다.
TV에서 정맥순환개선제 광고를 보며 '저걸로 해결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을 한 번쯤 품어보셨을 겁니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약국에서 약을 먼저 사고, 압박스타킹을 한 켤레 장만한 뒤, 그래도 다리가 무거우면 그때 병원을 찾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수술대에 오르는 것보다 스타킹 하나로 버틸 수 있다면 그쪽이 훨씬 낫다는 본능은 의료진으로서도 공감하는 선택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의료용 압박스타킹이 실제로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어느 시점부터는 도움이 되지 않는지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정맥의 판막이 제 기능을 못해 혈액이 역류하고 정맥이 늘어나는 질환입니다. 판막이 약해지면 심장으로 올라가야 할 혈액이 아래로 흘러내려 혈관 내 압력이 높아지고, 이것이 다리 무거움·부종·통증으로 이어집니다.
압박스타킹은 이 과정을 바깥에서 물리적으로 보조합니다. 다리 바깥쪽에서 균일한 압력을 가해 혈관 단면적을 줄여주면, 역류량이 줄고 혈액이 위로 올라가기 쉬워집니다. 또한 혈관 주변 조직에 가해지는 압력을 낮춰 부종이 빠지는 속도도 빨라집니다.
압박스타킹이 판막 자체를 고치지는 않습니다. 신고 있는 동안에는 도움이 되지만, 벗으면 다시 혈액이 역류하는 구조는 그대로입니다. 판막 역류 자체를 교정하려면 고주파·클라리베인·베나실 등 시술이 필요하며, 압박스타킹은 그 이전 또는 이후를 보조하는 수단으로 이해하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진료를 하다 보면 "스타킹만 잘 신으면 더 안 나빠지지 않느냐"는 질문을 꽤 많이 받습니다. 초기에는 증상 완화와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지만, 진행을 완전히 차단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CEAP 분류 C1(실핏줄)·C2(정맥류 초기) 단계에서 압박스타킹은 부종 감소와 증상 완화에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어 있습니다 (Rabe et al., Phlebology 2018). 하지만 증상이 C3 이상으로 진행되면 압박스타킹 단독으로는 역부족인 경우가 많아, 초음파로 현재 단계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장시간 서서 일하는 경우, 임신 경험이 있는 경우, 가족 중 하지정맥류가 있는 경우는 초기라도 초음파 검사로 역류 여부를 확인한 뒤 압박스타킹 착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겉으로 보이지 않는 깊은 정맥에 역류가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약국이나 온라인에서 파는 '기능성 압박스타킹'과 '의료용 압박스타킹'은 이름은 비슷하지만 실제로는 차이가 있습니다. 의료용 압박스타킹은 발목 부위에서 가장 높은 압력을 가하고 종아리 위로 올라갈수록 압력이 점차 감소하는 단계적 압박(graduated compression) 구조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 구조가 혈액의 위 방향 흐름을 효과적으로 돕습니다.
반면 일반 압박스타킹은 전체적으로 균일한 압력이거나 제조사마다 압박 프로파일이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착용감은 비슷하더라도 의학적 기준에 맞게 설계된 제품이 아닐 수 있어, 초기라도 증상이 있다면 의료용 제품을 권장합니다.
한눈에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구분 | 의료용 압박스타킹 | 일반 기능성 압박스타킹 |
|---|---|---|
| 압박 구조 | 단계적 압박 (발목 → 종아리 감소) | 균일하거나 비표준화 |
| 압박 강도 기준 | mmHg 단위 명시 (의료 규격) | 강도 표시 없거나 모호 |
| 구매처 | 의료기기 판매처·병원 처방 | 약국·온라인·편의점 |
| 임상 근거 | 정맥질환 가이드라인 권장 | 임상 근거 미흡 |
| 적합 대상 | 하지정맥류·부종·예방 목적 | 피로 완화 목적 |
의료용 압박스타킹은 압박 강도를 mmHg(밀리미터수은주) 단위로 표시합니다.
15~20mmHg는 가장 가벼운 강도로,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어 다리가 피로한 경우, 또는 예방 목적에 적합합니다. 20~30mmHg는 하지정맥류 초기, 경미한 부종, 혈전 예방에 주로 사용되는 의학적 기본 강도입니다. 30~40mmHg 이상은 부종이 심하거나 정맥성 궤양, 심한 혈전 과거력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며, 반드시 전문의의 판단 하에 선택해야 합니다.
같은 진단이라도 다리 둘레, 동맥 기능, 당뇨 여부 등에 따라 적합한 강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강도가 높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말초동맥질환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 강한 압박이 혈액순환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동맥 상태를 먼저 확인한 뒤 강도를 결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분들 중 상당수가 온라인에서 가장 강한 압박 제품을 구입해 오십니다. 강할수록 효과가 크다고 생각하시기 때문인데요, 압박 강도가 지나치면 장딴지가 저리거나 혈액 흐름이 오히려 방해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혈당이 높으시거나 발이 자주 차가운 분은 반드시 진료 후에 강도를 결정하시길 권합니다."
— 방정희 원장 / 혈관외과 전문의·의학박사
다리가 한결 가벼워졌다고 느껴지면 자연스럽게 착용을 멈추게 됩니다. 그 판단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착용 목적에 따라 기준이 다릅니다.
압박스타킹의 착용 기간은 목적에 따라 나뉩니다. 레이저 시술 후에는 통상 2~4주, 발거술 후에는 4~6주가 기준이며, 시술 범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진행 억제나 재발 예방을 위한 장기 착용은 정기 초음파 추적 결과에 따라 기간이 결정됩니다. 주관적인 편안함만으로 착용을 중단하면 진행이 다시 가속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압박스타킹은 보통 6개월에서 1년 사용 후 탄성이 떨어지므로, 압박력을 점검하거나 교체하는 것이 좋습니다. 탄성이 줄어든 스타킹은 그냥 얇은 스타킹과 다름없을 수 있습니다.
하지정맥류의 단계별 특성을 확인하면 압박스타킹이 보조 수단으로 적합한 구간과 시술이 필요한 구간을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시술 후 착용 기간 등 구체적인 치료 흐름은 치료기준 및 원칙 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초음파 검사로 현재 CEAP 단계를 확인한 뒤,
20~30mmHg 의료용 압박스타킹 착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첫걸음입니다.